요즈음, 미디어아트가 휘황찬란한 영상과 빛으로 몰입식 관람 체험을 제공하고 있다면, 전광영 작가는 한지와 닥종이라는 매개를 통해 관람객들에게 몰입의 기회를 선사하고 있다. 베이징예술구798 탕컨템포러리(TANG CONTEMPORARY ART) 제2공간에서 그의 중국 첫 번째 전시 ‘The Deimension of Threshold(9.28-10.29)’가 진행되었다. 이곳에서는 전광영 작가가 2003년부터 2023년까지 제작한 <집합Aggregation> 시리즈 등 작품 20여 점을 만나볼 수 있었다.
전광영, Aggregation 03-BJ001, 작품 설치 전경
전시장에서 시선을 사로잡은 작품은 단연 홍콩아트페어에도 출품되었던 <Aggregation 03-BJ001>으로 닥종이와 한지라는 재료 선택은 작가가 어린 시절 한약방을 하는 큰 아버지네 풍경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라는 큐레이션이 적혀있었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듯 정겹게 다가오는 재료들의 합은 정적인 조형물이 에너지를 뿜어내도록 해주었다. 겹겹이, 그리고 층층이 쌓인 한지가 만들어낸 거대한 조형물은 층고가 높은 전시장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큐레이터 펑보이(冯博一)는 예술이라는 표면적인 층위 뒤에 숨겨진 전광영 작가가 만들어내는 한국의 민족적 정서를 느껴볼 것을 제안했다. 한중 미술 교류가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정과 얼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베이징에서 더욱 자주 볼 수 있길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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